반려고양이의 주거환경

안에서는 쾌적, 밖에서는 답답

우리나라의 주거환경은 대부분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연립주택으로 대변되는 공동주택을 기본으로 형성되어있다. 또한 25-44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를 구성하려는 경향이 높아져 점점 주거 면적의 평균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주거 환경 자체는 좋아져 수도전기가 끊기거나 신축건물에 쥐가나오거나 하는 일은 흔치 않게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인간이 살기에 좋은 축에 든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요샌 풀옵션 원룸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로서 살고 있는 고양이가 맞이하는 현실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집사들의 경우 일반적인 직장인이나 학생들이라면 하루 절반 정도를 직장이나 학교, 그리고 각종 취미활동 등을 위해 밖에서 보내고, 귀가하면 씻고 잠들기에 바쁘다. 이렇게 여러 곳을 다니는 우리 평범한 인간들이 키우는 고양이는 어떨까? 아마 대부분 상세한 설명 없이도 잘 알 것이다. 우리가 기르는 거의 모든 고양이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십수 년의 기나 긴 세월을 인간의 주거공간에서 보낸다. 일년에 한두번 병원에 가기도 하고 집을 옮기기도 하지만 결국 대부분의 고양이는 작으면 원룸 크면 40여평대의 아파트에서 평생을 살아간다.

인간과 고양이의 행복의 총량에는 차이가 없다.

사람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우리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100세 시대라고 하는 요즘,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실내에서만 살아간다면 그 사람이 느끼는 좌절감과 무력감은 어떠할까? 유튜브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양이전문가나 소수의 구호단체들은 고양이는 실내에서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다. 실내에서 살아야 안전하다라는 말을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사람도 그렇다. 마음만 먹으면 시속 100킬로는 문제없는 자동차 사이를 뚫고 길을 건너 쇼핑 가는 것 보다집 안에만 있으면 훨씬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핑을 가고 레스토랑에 간다. 단지 행복해지기 위해서.  

심심하다고 휴먼.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도 주장한다. 실내에서도 수직공간만 충분히 제공해 주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 인간들도 집에 빵빵한 와이파이와시원한 에어컨이 나온다고 해서 여름 바다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미쳐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그러한 것처럼 고양이들도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육체만 멀쩡하다고 다 괜찮은 건 아니다.

행동풍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